
파리 외곽 하늘길, 10년 준비 끝에 현실이 되다
프랑스 수도권 교통 당국이 추진해 온 유럽 최대 규모의 도시형 케이블카 프로젝트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오는 12월 13일부터 정식 운행을 시작하는 ‘케이블 C1 노선’은 파리 남동부 외곽 지역인 크레테이유에서 빌뇌브생조르주까지 4.5km를 약 17분 만에 연결한다. 기존 버스 이용 시 40분 넘게 걸리던 거리를 대폭 단축한 것이다. 이 노선은 하루 최대 1만 1,000명 수송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질적인 교통 사각지대였던 발드마른 지역의 일상 이동과 고용 접근성 문제를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출퇴근 혁신' 일상과 일자리 연결하는 공중 모빌리티
이 프로젝트는 파리 교통공사(IDFM)가 주도하고 일드프랑스 지역 정부가 전폭 지원한 사업이다. 특히 케이블카 방식은 지상 교통 인프라가 취약한 도시 외곽 지역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IDFM의 책임자인 크리스토프 수로비에크는 “이제는 도로가 아닌 하늘을 통해 교통 정체 없는 이동이 가능해졌고, 이는 단순한 이동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거지와 산업단지가 분리된 구조의 외곽 도시 특성상, 이 노선이 고용 기회를 연결하는 ‘실질적인 교통 복지’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27초마다 출발한다” 프랑스판 공중 지하철
케이블 C1은 도시형 케이블카답게 높은 운행 빈도를 자랑한다. 27초마다 한 대씩 출발하며, 출퇴근 시간대에도 정체 없는 이동이 가능하다. 운영 시간은 평일 기준 오전 5시부터 밤 11시 30분까지, 주말은 자정 30분까지 연장된다. 이용자 편의를 고려해 기존 대중교통 교통카드인 나비고(Navigo) 패스와 단일 승차권으로도 손쉽게 탑승할 수 있다. 노선 전반에 걸쳐 승하차 편의성까지 고려된 설계 덕분에 유모차, 휠체어, 자전거까지 실을 수 있다는 점도 실용성을 더한다.

친환경 전기 케이블카… 도심 속 탄소 제로 실현
이번 프로젝트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친환경 교통 인프라’라는 점이다. 케이블카 전 구간은 전기로 작동되며, 탄소 배출은 거의 없다. 총 105대의 캐빈은 모두 10인승 좌석형 구조로, 도시 대중교통 시스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편입되도록 설계되었다. 일드프랑스 도지사 발레리 페크레스는 “케이블카는 단지 이동수단이 아니라, 단절된 도시를 잇는 상징”이라고 설명하며, 이 노선을 ‘케이블계의 롤스로이스’라 표현하기도 했다. 교통과 환경, 도시 연결성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교통정책에도 시사점…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이번 케이블카 사례는 한국의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중소도시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 도로 확장이 어려운 산악 지형이나, 신도시 개발 지역에서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경우엔 케이블 기반 교통수단이 상당한 효율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환경 훼손, 문화재 보호, 주민 반발, 규제 문제 등으로 인해 도입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랑스 사례는 교통 인프라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