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 줄고 월세 60% 돌파…‘월세 시대’ 성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전체 임대차 거래의 62.2%가 월세로 나타나며, 사실상 ‘전세의 몰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50%대 중반이던 월세 비중은 2023년 55.0%, 2024년 57.4%에 이어 올해는 60%를 넘어섰다. 특히 비아파트 시장에서는 무려 76%가 월세 형태로 나타나며, 전세 계약은 빠르게 자취를 감추는 중이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량은 17.7%나 감소한 반면 월세는 16.4% 증가해, 이미 임대차 시장의 중심이 월세로 재편됐다는 평가다.

금리 격차와 전세사기, 월세 선호 부채질
전세의 퇴조 배경에는 기준금리와 전월세 전환율의 격차가 있다. 현재 은행 예금 금리가 2%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전월세 전환율은 여전히 5%대 초중반을 기록하며 집주인들에게 월세가 훨씬 유리한 구조가 됐다. 여기에 전세 사기 피해가 집중된 비아파트 시장에서 세입자들의 전세 기피 심리가 극에 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보증부월세, 반전세 등 다양한 형태의 월세 계약이 늘어나면서 전세는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전세대출 규제도 월세 전환 가속화
정부의 대출 규제도 전세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발표된 6·27 대책으로 소유권 이전 전세대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전세 매물 자체가 급감했다. 전세 매물이 줄고, 대출마저 어려워지자 세입자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월세로 밀려나는 상황이다. 수도권처럼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낮은 지역은 전세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고비용 구조에 갇힌 서민들…“소득보다 월세가 무섭다”
월세화는 단기적으로는 전세사기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계 재정에 큰 부담을 준다. 매달 나가는 월세는 가처분 소득을 갉아먹으며 생활 수준 자체를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세대출은 일시적 대출이지만, 월세는 지속적인 현금 유출이라는 점에서 서민층 피해가 클 것이라 우려한다. 특히 소득 대비 월세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일수록 이 영향은 치명적이다.

대세 된 월세, 이제는 ‘지원’이 필요할 때
월세화는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정부는 이 흐름에 맞춰 주거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월세 세액공제 확대, 주거급여 현실화, 공공임대주택 보급 확대, 청년 및 고령층 대상 월세 바우처 등 다층적인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 월세를 피할 수 없다면, 최소한 그것이 가계 파탄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책의 역할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