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많던 포드급 2번함, USS 존 F. 케네디가 드디어 바다로
미국 해군의 차세대 대형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급 2번함, USS 존 F. 케네디(CVN‑79)가 마침내 초기 해상 시험에 돌입했다. 지난 수년간 건조 지연, 기술 문제, 비용 증가 등 갖가지 논란에 휩싸였던 이 함정이 바다 위에서 진짜 움직이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군사 전문가들과 미 해군 내부에서는 일제히 다양한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포드급 항공모함 자체는 미국이 기존에 운용하던 니미츠급보다 훨씬 크고 강력한 전력으로 설계됐다. 10만 톤급 만재 배수량, 330m 이상의 비행갑판, 4기 전자기식 사출기(EMALS) 등 첨단 시스템이 특징이다. 하지만 선도함 USS 제럴드 R. 포드(CVN‑78)조차 초기 전력화 과정에서 전자기식 사출기의 신뢰성 문제와 F‑35C 운용능력 확보 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2번함의 시험 돌입 자체는 해군에게도 중요한 전환점이다.
선도함과 달라진 분명한 변화, 그러나 오류도 함께
포드급 2번함은 선도함과 몇 가지 장비 구성 차이를 가진다. 대표적으로 선도함에 적용됐던 이중대역 레이더 대신 고정형 AN/SPY‑6(V)3 레이더가 탑재되면서 함교 구조물 외형도 일부 변경됐다. 이는 최신 센서의 신뢰성 확보와 유지보수 편의성을 위한 조치로 해석되지만, 변경 과정에서의 공정 지연으로 인도 일정에 부담을 준 면도 있다.
애초 미 해군은 2022년 중으로 존 F. 케네디를 인도받기를 원했으나, 핵심 장비 문제와 조선 인프라의 한계 등으로 인해 전력화 일정은 2027년 인도가 목표로 밀린 상황이다. 미 조선 산업이 최첨단 기술과 대형 구조물을 동시에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병목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지연은 단순한 일정 문제를 넘어, 미 해군의 전력 공백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애초 기대했던 전력 투입 시점이 계속 늦춰지면서 기존 전력과 신형 전력의 이행이 매끄럽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우위가 흔들릴까? 미 해군의 고민
제럴드 R. 포드급의 가장 큰 강점은 미국이 세계 최초로 전자기식 사출기를 항공모함에 탑재했다는 점이다. 현재 이 시스템을 운용하는 항모는 미국의 포드급과 중국의 푸젠함(CVN‑120) 정도밖에 없다. 전자기식 사출기는 기존 증기식보다 출격 간격이 빠르고 항공기 기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적어 미래형 전투기 운용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포드급 자체가 신생 전력이라는 점은 딜레마로 남는다. 선도함의 전력화 과정에서 전자기식 사출기와 같은 첨단 시스템의 결함, 신뢰성 문제, 그리고 항모가 기대하는 수준의 F‑35C 운용능력 확보 지연은 지속적으로 미 해군의 기술 리더십을 시험한다. 특히 중국이 항공모함과 전투기 전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미 해군의 일정 지연과 성능 확보 문제는 기술 우위 유지에 부담요소가 될 수 있다.
항공모함 수 감소 위기…美 해군 전력 균형 흔들
현재 미 해군은 총 11척의 항공모함을 운용 중이다. 항모는 통상 3척이 동시에 작전, 유지보수, 훈련 체계로 순환되기 때문에 실제로 평시 배치 가능한 함정은 3~4척 수준이다. 그러나 포드급 2번함의 전력화 지연은 기존 전력의 퇴역 스케줄과 겹치면서 전력 공백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니미츠급 선도함인 니미츠(CVN‑68)**의 퇴역 준비다. 당초 퇴역 시기가 도래했지만 다른 함정과 교체될 신형 항모가 제때 전력화되지 못함에 따라 수명을 억지로 연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존 F. 케네디가 예정대로 완전히 인도되지 못할 경우, 미 해군은 일시적으로 10척의 항모만 운용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구조적 문제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를 넘어, 미국이 세계 각지에서 수행하는 항모 기반 작전의 지속 가능성과 탄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중국, 러시아, 이란 등에서의 군사적 긴장 상황이 반복되는 현 시점에서, 항모 전력의 빈틈은 전략적 약점으로 직결될 수 있다.

늘어나는 비용, 줄지 않는 고민
미 의회조사국의 자료에 따르면, 제럴드 R. 포드급 건조 비용은 초기 약 16조 원 수준으로 추산됐으나, 2025년 말 기준은 약 18조 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건조 지연과 기술 문제, 유지보수 비용 증가 등이 누적된 결과다.
항공모함 건조 비용의 증가는 단순한 예산 문제를 넘어, 전력화 속도와 전투 능력 확보의 균형과 직결된다. 미 해군은 최첨단 전력 구축에 투자하면서도, 기존 전력의 유지보수와 퇴역함 교체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이중 부담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미 해군이 새로운 기술 도입에 따른 시행착오를 줄이지 못하면, 단순히 함정 수가 아니라 전력 운용의 신뢰성과 일관성 자체가 도전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술의 진보와 전력화 속도의 불일치는 결국 미국의 글로벌 해군 리더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